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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경제 대공황. 우리의 선택지는 무엇인가?

by SayMON 2025. 3. 11.

'검은 화요일' 투자자들이 월스트리트에 집결한 상황

2의 대공황

만약 내일 아침 주가가 폭락하고 기업들이 도산하고 내 은행 계좌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1929년 미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입니다. 뉴욕 증시가 대폭락 하며 9천개가 넘는 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수백만 명의 실업자가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19294% 미만이었던 미국의 실업률이 19334년 만에 25%까지 치솟았고 전 세계는 미국 경제의 처참한 붕괴를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19291029일 잘 나가던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운 날 사람들은 그날을 검은 화요일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게 경제 대공황이 시작되었습니다. 대공황은 지금까지도 현대 경제사에서 가장 길고 참혹한 경제 불안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데 문제는 지금 세계 상황이 마치 대공황 직전과 닮았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고 제 2의 대공황 위기가 정말 코앞까지 다가왔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의 황금기

1929년 3월. ‘우리는 가난과의 싸움에서 최종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31대 대통령 하버트 후버는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대통령 취임사에서 그는 경제적 번영이 계속될 것이고 미국은 빈곤을 극복할 것이라며 낙관적인 미래를 확신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7개월 후 후버 대통령의 취임사는 역사상 가장 아이러니한 예측이 됩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1920년대 미국은 엄청난 경제성장을 경험하고 있었습니다. 자동차, 전기, 가전 제품 산업등이 발달하며 일자리가 넘쳐났고 1921년부터 1929년 사이 1인당 국내 총생산은 약 42%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소득이 급격히 증가하자 사람들은 더 많은 소비와 사치를 누렸고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자동차를 중산층도 탈 수 있는 풍요의 시대가 펼쳐졌습니다. 재즈를 비롯해 문화와 예술도 크게 성장 하였고 그야말로 미국 경제의 황금기였고 소비문화가 판치던 당시의 미국 사회 분위기는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위대한 개츠비에 생생하게 담겨 있습니다. 주식 투자와 밀주 사업으로 부자가 된 개츠비는 호화로운 저택에 밤마다 화려한 파티를 열었고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아메리칸 드림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 경제 호황의 주가도 연일 상승세였습니다. 1920년부터 192910월까지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경기 지표 지수 다우 지수에 누적 상승률은 약 245%에 달합니다. 19299월 다우 지수는 381포인트로 미국 역사상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고 당시 사람들은 이런 주식 시장 상승이 영원할 거라 믿고 돈은 끊임없이 불어날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뛰어들었지만 모든 건 하루 아침에 물거품으로 되고 말았습니다.

 

대공황의 시작

19291029일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전례 없는 대량 매도 사태가 발생하며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금융위기의 시작점이자 대공황의 서막이 오른 날로 이날을 검은 화요일이라 불렀습니다. 주가가 폭락하며 수많은 투자자들은 순식간에 전 재산을 잃었고 뉴욕 고층 빌딩에서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대폭락의 전조는 며칠 전인 목요일부터 시작되는데, 미국 주식 시장의 첫 폭락이 발생한 날은 19291024일로 검은 목요일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24일 검은 목요일은 주식 시장의 급락이 처음 시작된 날, 그리고 29일 검은 화요일은 대공황의 시작을 알린 미국 뉴욕 증시 대폭락의 날입니다. 주가가 떨어지자 불안감이 커진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기 시작했고 이 소문은 삽시간에 퍼지며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로 이어졌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순식간의 공포와 비명으로 바뀌었고 그렇게 주가는 더욱 빠르게 곤두박질 쳤고 검은 목요일 이후 대형 은행들이 개입해 주가를 회복시키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주말 동안 공포가 확산하며 월요일 계장과 동시에 시장은 다시 폭락을 거듭했습니다. 이미 투자자들의 믿음은 급격히 무너지고 있던 상황이었고 화요일 투자자들은 회복 가능성이 없다며 패닉 셀링을 시작했습니다. 29일 하루 만에 약 1200만 주가 거래되며 뉴욕 증권 거래소가 마비될 정도였고 다우 지수는 19328월 고점 대비 약 90%까지 폭락했습니다. 주식이 말 그대로 휴지조각이 되어 버렸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주식 시장 붕괴였습니다.

 

대공황의 여파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한 은행들은 도산했고 은행이 망해서 돈을 못찾게 되는 걸 걱정한 사람들이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으로 몰려들며 뱅크런이 일어났습니다. 1929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에서는 무려 9천개 이상의 은행이 파산했고 당시에는 예금자 보호 제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평생 모은 돈을 잃게 되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사람들은 돈만 잃은게 아니라 직장까지도 잃게 되었습니다. 대공항 당시 미국의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는데 네 명 중 한 명이 일자리가 없는 최악의 상황이었습니다. 하루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어려워진 시민들은 빵 한 조과 커피 한 모음을 얻기 위해 무료 급식소 앞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서야만 했고 도시 외곽엔 판자촌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기회의 땅이었던 미국은 절망의 땅으로 변해갔고 세계 경제의 중심이었던 미국이 처참하게 무너지자 그 여파는 전 세계로 확산됐는데 전 세계 경제는 꽁꽁 얼어붙었고 각국이 실업, 금융 붕괴, 굶주림, 빈곤을 맞이해야만 했습니다. 대공황은 단순한 경제 불황을 넘어 정치적 사회적 대격변을 초래한 최악의 글로벌 위기였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가 대공황에서 벗어나기까지 무려 10년이라는 긴 시간을 견뎌야만 했습니다.

 

대공황의 원인

그렇다면 대공황의 시작이었던 미국 주식 시장 붕괴 사태는 왜 갑자기 벌어진 걸까?

사실 미국 주식 시장은 1920년대 내내 과열돼 있었습니다. 기업들은 실제 실적보다 훨씬 높게 과대 평가를 받았고 주식 시장엔 거대한 거품이 형성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빚을 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자 투자자들이 공황에 빠지며 대규모 매도 사태가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풍요의 시대라 불릴만큼 모든 사람이 부유해 보였지만 미국 전체 소득의 25%를 상위 1%가 차지하고 있을 만큼 부는 극소수 상류층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이 같은 극심한 부위의 불평등 속에서 중산층과 저소득층은 빚을 내 화려한 소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지금의 모습이 그때와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세계 경제 대공황이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첫 번째는 금융 시장 불안정과 자산 거품입니다. 1920년대 후반 미국은 기업 가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지면서 금융 시장이 폭등했고 폭등한 거품이 꺼지면서 대공황이 촉발됐다면 지금 상황은 2020년대 초반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저금리 정책과 함께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 부동산, 가상 자산으로 흘러 들어가며 자산 가격을 끌어올리게 됩니다. 이후 자산 거품을 의식한 각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금리를 인상하고 긴축 정책까지 펼치며 시장의 변동성만 더욱 커지게 만든 상황입니다. 게다가 주식 시장의 과열 신호도 나타나고 있는데 기술주 중심으로 고점을 기록하고 인공지능 테마 주식이 급등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거품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1920년대에서 봤듯이 기업과 개인은 빚을 내 무리한 투자를 했고 그 때문에 미국 주식 시장이 붕괴하자 파산 사례가 속출했는데 거품이 꺼지면 자산 가치는 급락하고 쌓인 빚만 남는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와 기업, 가계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급증했습니다. 최근 발표된 국제 금융 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글로벌 부채는 318조 달러로 역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특히 미국, 중국 등 주요국 부채가 심각한 수준인데 미국 연방정부 부채 규모는 36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중국 지방정부 부채도 중국 경제의 시한폭탄으로 꼽힙니다. 이러한 세계 주요국들의 엄청난 부채는 경제 충격 시 세계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이외에도 대공황 당시와 지금이 닮은 점은 바로 보호무역주의와 글로벌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있다는 점인데 대공황 초기 1930년 미국은 미국 농민들과 제조업을 보호하기 위해 관세를 대폭 인상했습니다. 스무트 홀리 관세법을 통과시켜 약 2만 개 이상 수입 품목의 관세율을 40% 이상 인상했는데 이는 대공황을 악화시킨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미국의 관세 인상에 대응해 유럽 국가들도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글로벌 무역이 둔화됐고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는 더 악화됐습니다. 대공황은 더욱 장기화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상황은 지금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국제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고 미국이 중국, 멕시코, 캐나다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대상 국들 이에 맞서 보복 관세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앞으로도 추가적인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어서 관세 전쟁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렇게 글로벌 무역 질서가 흔들리고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 장벽을 쌓기 시작하면 전 세계 경제는 함께 깊은 불황에 빠질 수 있습니다.

 

역사의 교훈을 통한 우리의 선택

지금까지 역사상 최악의 경제 대공황의 원인과 과정 그리고 현재 세계 경제와의 유사점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는데 지금 곳곳에서 여러 조짐이 대공황 대와 유사하다는 섬뜩한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거품이 커지고 빚이 쌓이고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흐름이 놀랍도록 닮아 있는데 대공황이 남긴 역사적인 교훈을 통해 우리는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준비하고 결정해야 할 시기입니다.